어째서 세계는, 이토록 찬란한 것일까.
있지, 그런 생각해 본 적 없어?
매일 보는 태양이 찬란하게 타오르고, 석양으로 지는 풍경이
달이 기울고 차오르는 나날이
별이 반짝이고, 유성우가 떨어지는 찰나가
꽃이 피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눈이 흩날리는 그 모든 시간이
기억 속의 모든 것들이, 선명하고 아름다워서..
문득, 기억 속의 가족이, 풍경이 그리워서 울고 싶어지는 순간이 오고 말아.
어째서 너희는, 이토록 다정한 것일까.
나는 이제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면 느껴지는 석양의 온기를 알아.
힘들 때 의지가 되어준 백야의 귀부인은 언제고 날 따스하게 안아줄 테지.
다정한 망향과 삼라만상은 언제든 내 그리움을 들어줄 거야.
행복한 꿈에 마냥 잠기고 싶을 때면, 파몽의 날개가 날 깨워줄 것을 믿어.
어리광을 부리면 그저 받아주는 바다나리의 용을 알고,
달려가면 언제나 망설임 없이 받아주는 화롯불의 체온이 있음을 알아.
손을 내밀면 언제고 하얀 파도가 붙잡아 줄 것이고, 미온의 로렐라이는 겁쟁이면서 마지못해 투정을 들어주겠지.
월하의 바람은 상냥함으로 내가 자신의 울타리 안에 있음을 알려줄 것이며,
종언의 거미는 고작 나의 '자주 온다'라는 한마디에 누구보다 기뻐해 줬음을 느껴.
내가 길을 잃으면, 공방의 린치핀이 날 데리러 와 줄 걸 아니까. 무섭지 않아.
피안의 연인은 아닌 척하지만 다정해서, 우는 얼굴로 보면 못 이기는 척 져주는 걸 알아.
피어나는 계절은 내가 원한다면 언제고, 나와 함께 춤을 춰주겠지?
무풍지대를 가로지르는 바드는, 말이 거칠지만 행동에서 느껴지는 온기를 느껴.
광염의 드래곤은 서툴게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꼭 닮아서, 자꾸만 저쪽 세계의 동생을 떠올리게 해.
순환하는 우로 보로스와 깊은 밤의 서정곡은 내가 원한다면, 잠시간 곁을 내어줄 테지.
기로에 선 자와 화려함 뒤에 숨을 자는 솔직하지 못하지만, 각자의 방법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걸 알고 있어.
개화의 위치는 잔소리가 심하지만.. 그것 또한 애정의 일부겠지?
빈 잔의 포식자는 손을 뻗어 안으면, 커다란 날개로 나를 숨겨줄 거야.
영원한 이방인과 천추의 진도, 표출하는 온도가 낮을 뿐 모두가 각자의 다정함으로 대해주고 있는걸.
부서진 이상형의 선배는 헤매는 것 같지만.. 괜찮아. 선배도 곧 친구들의 온기를 깨달을 테니까.
신극의 늑대 선배는 걱정과 자책이 많아. 하지만 그 역시, 애정이 기반되어 나오는 거겠지.
장미저택의 선생님과 유리성의 선생님도.. 각자의 방법으로, 사랑을 나눠주고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아.
가족 중 유일한 입양아라는 위치에,
다른 차원의 이방인이라는 말에 그저 허공 위를 부유하며 춤추던 발끝이
친구들의 사랑이 무거워서. 너희의 다정과 수많은 약속이 나를 땅으로 끌어내려서.
그러니 땅을 딛고 일어선 나는, 이 헤맴의 끝에서 언제고 나를 기다려줄 존재들을 알아.
" 세헤라자데님. 저는 방랑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제가 돌아갈 곳은 정해져있으니까요. "
" 나의 방랑은 목적을 잃어 헛도는 바람이 아니라, 돌아갈 곳으로 향하는 발걸음이에요. "
세계는 어째서, 이다지도 찬란한 걸까.
그건 아마도, 너희가 존재하기 때문이야.
바람이 불고, 꽃이 피어나고, 별이 빛나고, 파도가 치는 것처럼.
내가 너희를 사랑하기 때문이겠지.
너희를 사랑하기 때문에, 너희가 좋아하는 것이 좋고, 너희가 사는 이 세계가 좋아.
" 그러니 저는 방황하는 바람이 아닌, 누군가의 염원이 되고 싶어요. "
" 모두가 웃고 있을 평화로운 미래에, 스쳐 지나가는 한줌 바람이 아닌 당신의 소망이 되고 싶어요. "
당신의 소망이, 염원이,
바람이 되고 싶어요.
있지, 비밀인데.. 나는 말이에요.
친구들이 보물을 구해다 주기 전에, 무엇을 선택해도 때이른 죽음만이 존재한다면..
나는, 다정에 잠겨 천천히 익사하고 싶었어요.
집을 그리워해도, 가족들이 보고 싶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싶었어요.
그런 친구들이 내 염원을 들어주었으니,
나는 그들의 소망이, 바람이 되고 싶어요.
그러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내 바람을 물어볼래요.
" .. 나는 욕심이 많아요. 원하는 것을 무엇 하나 손에서 놓고 싶지 않아요. "
" 그러니, 여신님. 나의 욕망을 들어주세요. '세헤라자데의 눈'이라는 보물을 사용하면, 지금의 기억과 몸을 온전히 가지고 몇 번이고 오가는데 문제가 없는지..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한 평생 유리성에 묶여있는 마법사에게 직접 전해주고 싶어요. "
내가 당신의 바람이 될 테니,
당신도 나의 염원을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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