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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 log/드레곤테일_꿈꾸는 도서관 :: 로그

소울 체인 :: 세 번째

"화내지 마~. 응?"

 

 

속상해하지 말라는 말은~ 너무 잔인한가? 여전히 가벼운 목소리로 속삭이듯 덧붙이고, 웃는다. 햇살 같은 내 친구. 너의 따스한 다정을 내가 좋아하듯, 다른 친구들 역시 그러하겠지. 어쩌면, 네가 마기로 각성한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몰라. 바람이 불고, 꽃이 피고, 파도가 치는 것처럼 말이야. 말했잖아. 틀림없이 신도 너를 보면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야. 

 

 

"있지~, 시릴. 기억해? 몇 년 전에~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 이곳에서 만난 친구들을 전부 버리고, 다시금 얻은 육신도 버려야 한다면~ 모두 버리고 가족에게 갈 거냐고... 물어봤었잖아."

 

 

그때 네가 했던 대답도 기억해? 그때 시릴 너는. 돌아간다고 했어. 그러기로 약속했으니까. 후회할지언정, 끊임없이 그리워해도, 결국 어느 한쪽을 놓는 셈이 되어도... 그럼에도, 너는 가족을 선택했어. 기억해? 

 

지나간 시간을 더듬듯, 이기적인 물음을 뱉고 고개를 숙인 머리를 느리게 쓰다듬는다. 치사해. 시릴은 우리보다 가족의 약속이 먼저면서. 나에게는 가족보다 너희를 선택하기를 원하는구나? 이기적이야. 시릴은 이미 날 한번 버렸으면서. 장난스럽게 덧붙인 목소리에, 아주 조금의 원망을 담아서 속삭이고. 남은 시간을 가늠하듯 이제는 익숙해진 길어진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감았다, 풀고, 다시 얽는다. 말없이 그러기를 한참, 장난치듯 머리카락을 괴롭히던 손을 풀고, 천천히 등을 감싸 마주 껴안는다.


".... 나는 아마도, 방랑의 삶을 살게 될 거야. 슬프진 않지만... 외롭지 않을 자신이 있냐고 물어보면, 모르겠어." 


그러니 말이야. 내가 남아있기를 원한다면, 내가 너의 투정에 붙잡혀있기를 바란다면... 


" 그러니까... 내게도 돌아갈 곳이 있다고 해줘. "

 


너희가, 내가 돌아갈 곳이 되어줄래. 

 

공백 포함 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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