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릴~. 키스해도 돼?"
모란의 장장 16시간에 달하는 수업이 아주 의미가 없진 않아서, 마리는 그날 이후 제멋대로 굴기보다 허락을 먼저 구하곤 했다. 실상 행동하기 전 말을 먼저 꺼낸 것일 뿐, 상대가 답하기도 전에 언제나처럼 어리광을 부리듯 품을 파고들어, 뺨을 감싸고, 입술을 맞댈 준비를 한다. 대답을 듣지 않아도 상대가 거절할 리 없다는 생각으로. 제게 내어지는 애정을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는 사람처럼.
오늘의 기분은 어때? 피곤하진 않아? 오늘은~ 나가서 고셔를 찾아볼 거야. 황금 마차를 만들고 싶거든.
시릴은 오늘 무엇을 찾으러 나가? 그게 무엇이라도~ 원하는 걸 찾을 거야!
종알종알 이야기를 늘어놓고, 간결한 허락 아래 망설임 없이 호흡을 나눈 뒤 이마를 맞대면 어쩐지 웃음이 나와서.
"있지, 시릴은 더 이상 내 입맞춤이 필요 없어져도~ 계속 좋아해 줄 거야?"
그러니 내가 자꾸 어리광을 부리게 되는 건, 확인받고 싶어 하는 건, 모두 네가, 너희가 다정한 탓이야. 자꾸만 바라게 되는 것은, 한없이 받아줄 것 같은 네가 있어서야. 그러니 내가 너희의 다정함을 누릴 수 있는 동안은, 탓하게 해줘. 이런 못난 애정이라도 기꺼이 받아들여 줘.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불안하지 않게 해줘.
꾹, 탓하는 말들을 삼키고 이번에는 뺨에 가볍게 입 맞춘다.
"다녀올게. 시릴도 조심해서 다녀오기야. 너무~ 조급해하지 마. 다 잘될 거야."
(공백포함 732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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