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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th :: 방학, 보내지 못한 편지.

햇샤채영 2023. 1. 7. 11:35

 

 

 

Dear. ■■■■■

 

나의 전부.

나의 바다. 

나의 행복은 오롯이 너란다, 나의 아우렐리아. 

네가 없는 행복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인생은 파도와 같아서, 행복이 밀려오다가도 떠나기 마련이라지만. 

나는 말이야, 네가 언제까지나 내 곁에 있어 줄줄 알았어. 

어리석지만, 그랬어. 

 

11살, 고대하던 너의 생일날. 

내가 있는 힘껏 차린 식탁에 무엇이 있었는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해. 

네가 좋아하던 마시멜로를 띄운 코코아, 

코코아와 어울리지 않는 구운 야채의 샐러드, 칠면조 구이. 

메인 요리들과는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달달한 과자들. 

전부 네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준비했었지. 

부모님이 눈살을 찌푸리긴 했지만, 그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어. 

 

그래. 

자정을 넘어, 너에게 아무런 편지도 오지 않기 전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어. 

그 뒤에 있었던 일은... 글쎄, 기억하지 않는 게 좋지 않겠니? 

너와 나, 우리 모두에게 말이야. 

물론 너는, 아무런 기억도 하지 못할 테지만... 

 

리아, 나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아 .


왜 네가 없는데 해가 뜨고 지는 거지?
네가 없는데, 저 사람들은 뭐가 좋다고 웃고 있어?
네가 내 곁에 없잖아.
네가 사라졌잖아. 그런데 어째서 모든 게 그대로지?


너와 함께 걸었던 바닷가도, 파도치는 바다도, 네 손을 잡기 위해 내민 내 손도 전부 그대로인데.


너만이 없어.
나의 영원인 너만이 없어서 날 사무치게 외롭게 만들어.
더 이상 나의 바다에 네가 없어.

이상하지 않니? 가족은 영원한 것인데, 나의 바다에 네가 없다는 것이...

그 사실만이 시릴 정도로 와닿아서, 날 외롭게 만들어.

 

사설이 길었네. 

닿지 못할 편지지만, 습관은 어쩔 수 없나 봐. 

다음에 또 쓸게. 

몸 건강하렴. 

 

From. ■■■